국제연구팀 “성장 후 학습 능력 유지, 도구 사용 진화에 중요”
침팬지도 완전히 성장한 후에까지 도구 사용 기술을 계속 배우고 익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간의 학습 능력이 인간과 침팬지의 다양한 도구 사용 진화에 핵심일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인지과학연구소 마티우 말레르브 박사가 이끄는 미국·독일·코트디부아르 공동 연구팀은 8일 과학 저널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서 다양한 연령의 야생 침팬지 70마리의 도구 사용을 관찰,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인간은 전 생애에 걸쳐 학습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인간은 이런 능력 덕분에 인지 및 문화 진화의 핵심 요소인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놀라운 유연성을 가지게 됐다는 가설이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침팬지가 나이가 들면서 도구 기술을 어떻게 발달시키는지 관찰, 침팬지도 장기간 학습 능력이 있는지 조사했다.
이들은 코트디부아르의 타이 국립공원에 사는 다양한 연령대의 야생 침팬지(Pan troglodytes) 70마리가 막대기를 사용해 영양가는 높지만, 접근이 어려운 먹이를 찾는 모습을 수년간 촬영한 1천460건의 영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침팬지들은 나이가 들면서 막대기를 다루는 데 적합한 손가락 그립을 사용하는 데 더 능숙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운동 기능은 6살이 되면 완성되지만, 침팬지들은 이후에도 기술을 계속 연마했다.
침팬지들은 성숙해지면서 한 개 이상의 손가락을 사용하는 그립을 점점 더 많이 사용했으며, 이런 그립은 2살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6살에는 완전한 기능을 갖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막대기를 사용해 손이 닿기 어려운 곳에서 곤충을 꺼내거나 다른 작업에 맞게 그립을 조절하는 것과 같은 고급 기술은 6살 이후에도 완전하게 발달하지 못했으며, 15살 때까지 계속 연습해 정확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는 이런 기술이 신체 발달의 문제일 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학습 능력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야생 침팬지의 경우 도구 사용 학습의 복잡성이 성체가 된 후에도 계속 이어진다”며 “이런 학습 패턴은 인류의 진화 조상에서 큰 두뇌가 생후 20여년 간 지속적인 학습을 가능하게 해준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또 성체로 성장한 후에도 학습 능력을 유지하는 것은 도구를 사용하는 종에게 유익한 특성으로 보인다며 이 연구는 침팬지뿐만 아니라 인간 진화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 PLOS Biology, Roman M. Wittig et al., ‘Protracted development of stick tool use skills extends into adulthood in wild western chimpanzees’, http://journals.plos.org/plosbiology/article?id=10.1371/journal.pbio.3002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