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구형 공연장…최첨단 공연기술로 관광 경쟁력 강화 구상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대표 면담도…마이스 산업 경쟁력 증진 모색
미국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대형 공연장 MSG 스피어 등을 방문해 서울의 관광경쟁력 강화 방안을 구상했다.
라스베이거스 중심부에 자리 잡은 스피어는 미국의 대형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회사 MSG컴퍼니가 23억달러(약 3조1천억원)를 들여 조성한 세계 최대 구형(球形) 공연장이다.
지난해 9월 세계적 록밴드 U2의 공연으로 문을 열었으며, 11월에는 포뮬러원(F1) 그랑프리를 여는 등 개관과 동시에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피어는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혁신의 아이콘으로 평가된다.
우선 공연장 내부에는 약 1만5천㎡ 규모의 16K 초고해상도 스크린을 설치해 관객의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객석을 제외한 전면이 대형 스크린으로 둘러싸여 스크린을 한눈에 담을 수도 없을 정도다.
공연장 내부엔 16만개의 스피커가 설치돼 어느 객석에 앉아도 선명하면서도 웅장한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모든 객석에는 영상과 사운드의 느낌을 진동으로 전하는 ‘햅틱 시스템’이 적용됐다. 진동뿐 아니라 영상 속에 담긴 바람과 향기, 열기까지 체험할 수 있다.
이를테면 우주선이 이륙하는 장면에서는 대지를 뒤흔드는 진동을, 들판에 바람이 이는 장면에서는 살랑이는 바람결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스피어는 도시를 압도하는 외관 스크린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높이 112m, 지름 160m 돔을 감싼 약 5만3천㎡ 규모 스크린이 만들어 내는 환상적 시각효과가 압권이다.
스피어 측은 외부 스크린을 통해 송출되는 광고로 하루 약 6억원의 광고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스피어에서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의 영화 ‘지구에서 온 엽서'(Postcard From Earth)를 관람한 오 시장은 스피어 관계자에게 외관 스크린으로 인한 ‘빛 공해’에 대한 우려가 없는지 물어보며 관심을 보였다.
스피어 같은 시설을 주거시설이 밀집한 곳에 유치할 경우 빛 공해가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또 스피어 방문에 앞서 교통 체증 없는 미래형 터널 ‘베이거스 루프'(Vegas Loop)와 미디어아트·어트랙션 등 첨단기술이 적용된 체험형 엔터테인먼트 단지 ‘에어리어(AREA) 15’도 둘러봤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관광 미래비전’을 통해 연간 외래 관광객 규모를 2026년까지 3천만명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2019년 기준 외래관광객은 1천390만명 수준이다.
특히 한국을 찾는 외래 관광객 상당수가 K-팝 등 문화 체험·관람을 원하는 점을 고려해 시는 인프라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K-팝 등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보여주는 공간이 필요하다 보고 창동 아레나, 제2세종문화회관 등 다양한 문화 공간을 계획 중이며 이들 시설에 스피어의 첨단공연 기술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는 또 지난해 2월 발표한 ‘도시·건축 혁신디자인’에 따라 랜드마크 조성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스피어 방문에 앞선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을 방문해 스티브 힐 관광청 대표로부터 라스베이거스의 관광 정책 및 마케팅 전략을 청취했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은 네바다주 관광과 도시 마케팅을 관장하는 공공기관으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를 비롯해 대규모 행사시설, 교통수단(모노레일·지하터널 루프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해마다 열리는 국제 행사로 연 3천900만명의 관광객이 유입되고 있으며 약 793억달러(약 104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보고 있다.
또 라스베이거스 호텔 객실에 매긴 세금 일부는 관광청 운영자금으로 들어오는데, 이렇게 모인 재원은 관광 산업 육성 등에 사용된다.
오 시장은 호텔세와 관련 “한국의 세제 시스템은 지자체가 세목을 추가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어쨌든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갈 수 있어 굉장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시는 또 최근 마이스 영역이 확대되고 융·복합화함에 따라 특화된 유치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마이스는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를 뜻하는 용어다.
지난달 20일에는 ‘잠실 스포츠·마이스 복합공간 조성 민간투자사업’ 우선협상대상자와 중간 합의를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서울시 전략산업과 연계한 전시회 육성, 중대형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행사 유치 등을 통해 마이스 산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고소득·고지출 특성의 마이스·비즈니스 관광객 맞춤 시장도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