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회 나오키상 수상작
선과 악, 생과 사가 교차하는 묵직한 삶의 드라마
‘지금 이 세상에 꼭 있었으면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아동 학대 문제를 깊숙이 다룬 『영원의 아이』, 세상 모든 아픔에 대한 치유를 노래하는 『붕대 클럽』 등 주로 약자의 편에서 현대인의 정신적 어둠을 묘사해 온 작가 텐도 아라타의 신작 소설로, 이번에는 ‘애도’라는 키워드로 선과 악, 생과 사가 교차하는 묵직한 삶의 드라마를 선보인다. 독자와 평단의 압도적인 지지로 제140회 나오키상을 수상하며 ’21세기 최고의 걸작’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자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타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전국을 떠도는 청년의 이야기다. 주인공 시즈토는 생업을 차치하고 떠돌며 애도하는 대상은 친분이 없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이다. 사람들은 ‘애도하는 사람’의 진의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도대체 친분도 없는데 왜 애도를 표하며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이 작품은 주인공 ‘애도하는 사람’의 모습을, 그와 관련이 있는 세 사람의 시점에서 옴니버스식으로 그려나간다. 그 과정을 통해 처음에는 그를 위선자라고 치부하던 사람들이 나중에서 그를 찾고, 그를 이해하게 된다.
시즈토의 애도는 슬퍼하고 털고 일어나는, 살아 있는 나를 위한 ‘이별’의 애도가 아니다. 그의 애도는 시간과 함께 잊혀져버리기 마련인 고인의 죽음을 특별한 것으로 자신 안에 ‘기억’하며 고인의 생전 시간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주는 것이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남아있는 자들에게 새로운 관계와 가치를 부여하여 새로운 삶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애도’는 죽음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것이요,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애도하는 사람』은 진정해 애도의 의미를 통해 삶의 소중함과 죽음기억의 중요성을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전국을 떠돌아 다니는 ‘애도하는 사람’ 시즈토의 모습은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한 소중한 교훈을 전해 준다. 그 사람을 ‘애도’할 수 있기에 떠나간 사람도 특별한 기억으로 우리들의 삶 속에 항상 살아있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진정한 사랑의 영원한 모습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