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하임 중고차 지수 1년 6개월만에 최고…한달새 2.7%↑
브랜드 신차 가격도 올라…포드, 멕시코 생산 3종 최대 2천달러 인상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로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앞당기면서 지난달 미국 내 중고차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는 중고차 도매시장 경매 결과를 토대로 집계하는 맨하임 중고차 가격지수가 4월 208.2(1997년 1월=100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4.9% 상승했다고 7일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2.7%에 달했다.
이 같은 가격지수는 팬데믹 이후 공급망 교란에 따른 자동차 가격 급등의 여파가 미쳤던 2023년 10월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로 자동차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커진 가운데 차량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이 구매를 앞당긴 게 중고차 도매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자동차 관세가 중고차 가격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신차 가격 상승 및 소비자 수요 변화로 인해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제레미 롭 경제·산업 인사이트 디렉터는 “봄이 되면서 중고차 가격이 반등하는 현상은 통상 4월 둘째 주 무렵 종료되는 게 일반적인데, 올해는 중고차 도매가격 상승세가 4월 한 달 내내 지속됐고 상승 강도도 훨씬 강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관세 영향으로 강한 가격 상승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해왔는데, 정확히 그런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3일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발효했다. 이달 3일부터는 엔진 등 자동차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업계 반발을 반영해 내년 4월 30일까지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관세를 1년간 면제하는 등 관세 조치를 일부 완화한 상태다.
한편 트럼프 관세 여파로 미국 자동차 ‘빅3’ 브랜드도 신차 가격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포드 자동차는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차량 3종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 전기 SUV, 매버릭 픽업트럭, 브롱코 스포츠 차량의 가격을 모델에 따라 최대 2천 달러(약 280만원) 인상한다고 최근 미국 내 딜러사에 공지했다.
5월 2일 이후 생산되는 차량이 가격 인상 대상이며, 해당 차량은 6월 말부터 딜러 매장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포드 측은 설명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외국 생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가 수입 자동차 가격은 물론 미국 브랜드 차량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미국의 자동차전문 사이트 카스닷컴은 올해 2월 기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조립해 수입된 차량의 51%가 미국 브랜드였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관세에 따른 직접적인 가격 인상 효과 외에도 수입산 경쟁 차량의 가격 인상과 부품 비용 상승을 고려해 미국 내 제조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 차량의 가격도 함께 인상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