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서 3점 슛 6개 폭발 이정현 “아시아컵 8강전 아쉬움 달랬다”
남자 농구 대표팀의 임시 사령탑을 맡아 ‘만리장성’ 중국을 상대로 연승을 지휘한 전희철 서울 SK 감독은 선수 생활을 통틀어서도 가장 완벽히 중국을 이긴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전 감독은 1일 원주 DB프로미 아레나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7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2차전 홈 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1차전처럼 오늘도 크게 이기고 있을 때 상대의 강한 압박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영리하게 유연하게 잘 대처하면서 큰 위기 없이 경기가 풀린 것 같다”고 자평했다.
8월 FIBA 아시아컵 이후 전임 감독이 선임되지 않아 전 감독이 임시로 이끈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이날 중국을 90-76으로 완파하며 지난달 28일 베이징에서 원정으로 치러진 1차전(80-76)에 이어 2연승을 거뒀다.
남자 대표팀 맞대결에서 중국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둔 것은 2013년 이후 12년 만으로, 한국 농구에 큰 의미가 있는 승리였다.
지난 시즌 SK의 KBL 정규리그 1위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지휘한 전 감독은 ‘임시 코치’ 역할을 한 챔프전 우승팀 창원 LG의 조상현 감독과 호흡을 맞춰 짧은 시간에 탄탄한 경기력을 끌어냈다.
전 감독은 “제가 대표팀 감독을 계속할 것이 아니기에 중국에 대해 어떤 해법을 찾았다기보다는 우리 선수들의 역량을 뽑아내는 게 중요했다”고 2연전을 되짚었다.
그는 “중국이 워낙 강팀이니 서로 100% 컨디션에서 맞붙는다면 우리가 질 가능성이 더 컸기에 그 가능성을 낮추고자 수비를 중요시하며 준비했다”면서 “선수들이 저희가 주문한 수비 방향성을 잘 인지해줬고 코트에서 잘 실현됐다”고 전했다.
이어 “공격에서는 각자의 장점을 살리도록 저와 조상현 감독이 연구를 많이 했다. 선수들 능력이 좋다 보니 코트에서 잘 드러내 준 덕분”이라며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뽑아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에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한국 남자 농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전 감독은 ‘선수 생활을 통틀어서도 중국을 상대로 이렇게 시원하게 이긴 것은 처음 아닌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 같다. 오늘이 가장 편하게 이긴 것 같다”며 웃었다.
이날 대표팀에선 고양 소노의 ‘에이스’ 이정현이 양 팀 최다 24점을 올리며 승리에 앞장섰다. 특히 그는 3점 슛 7개를 던져 6개를 넣는 무서운 슛 감각을 뽐냈다.
아시아컵 때 무릎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며 중국과의 8강전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던 이정현은 “당시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랜 것 같다. 오늘은 특히 홈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이겨서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대표팀이라는 자리가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아주 큰 자부심이다. 나라를 대표하는 것에 큰 사명감을 느끼는데, 그런 것이 이번 2연전에서 나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정현은 “일정이 빡빡했지만, 1차전 승리로 자신감을 얻고 홈에서 응원도 받으면서 슛 성공률이 높았던 것 같다. 코치진에서 핸들러에게 많은 역할을 주시며 정리해주기를 원하시는 플레이가 많아서 더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