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세워진 울산 최초 극장 ‘상반관’ 사진 발견”

울산 최초 극장 상반관 모습이 담긴 엽서 사진(위)과 현재 같은 장소의 모습(아래).[울산과학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정학 전 울산과학대 교수 “2층 구조 근대식 건물 추정”

울산과학대학교는 이정학 전 호텔조리제빵과 교수가 일제강점기에 들어선 울산 최초 극장 ‘상반관’의 사진을 발견해 실체를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울산과학대에 따르면 상반관은 1920년대부터 1941년까지 동구 방어진에서 약 20년간 운영된 울산의 첫 극장으로 알려져 있다.

1937년 울산극장이 세워지기 전 울산의 유일한 극장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상반관은 한국 연극·영화사나 극장사에 온전하게 기록되지 못한 채 향토 사학자와 지역민의 구전, 당시 신문 기사 등에만 일부 언급될 뿐 실체가 불분명했다.

그런데 최근 이 전 교수는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사이트에서 상반관의 모습이 담긴 당시 엽서 사진을 찾아내는 데 성공해 건물 실체를 확인했다.

일제강점기 후등상점이 발행한 ‘방어진’이라는 제목의 엽서 사진 속에서 상반관을 발견한 것이다.

엽서 발행 연도가 없어 시기를 특정할 수는 없지만, 이 전 교수는 근대식 건물 형태와 크기 등을 볼 때 사진이 1937년 상반관이 확장된 이후부터 1941년 소실되기 전 사이에 찍힌 것으로 추정했다.

그가 찾은 사진 속 상반관은 아치형 지붕의 근대식 건물로, 2층 난간에는 영화 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내부는 2층 구조로 추정되는데, 영화관 특유의 높은 천장 때문에 외부에서는 3층으로 보였을 것이라고 이 전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상반관이 영화뿐만 아니라 각종 예술 공연이 열리거나 집회나 공공 회의, 토론 등의 장소로도 활용된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전 교수는 “일제강점기 방어진에 울산 최초의 극장이 들어선 것은 이곳이 일본 어민의 집단 이주 지역이자 울산에서 경제·문화적으로 가장 발달한 곳이라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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