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두고 경쟁하는 우리나라와 북한 탁구 대표팀이 한 공간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국 탁구 대표팀은 22일 오후 3시께부터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 마련된 탁구 경기장에서 훈련에 나섰다.
신유빈(대한항공), 임종훈(한국거래소) 등 선수들이 몸을 풀고 랠리를 주고받는 가운데 갑자기 북한의 편송경, 김금영, 리정식이 경기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보다 40분가량 늦게 경기장에 나타난 북한은 바로 옆 탁구대를 써서 곧장 훈련을 시작했다.
하필 현장에 다른 나라 선수단이 없었던 만큼 훈련장을 남북 선수들만 사용하는 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우리나라와 북한 선수들 모두 서로를 의식하기보다는 각자 훈련에 집중하면서 양 대표팀 사이에서 특별한 긴장감이 형성되지는 않았다.
김금영은 훈련 환경과 현재 컨디션에 만족하는지 환한 미소를 지어보기도 했다.
다만 북한 선수들은 훈련 도중에 간간이 바로 옆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우리나라 선수들을 쳐다봤다.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의 공식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에 따르면 북한은 7개 종목에서 16명을 출전 선수로 등록했다.
강세 종목인 레슬링에서 가장 많은 5명이 나온다. 탁구는 3명이다. 그 외 수영 다이빙 3명, 복싱 2명, 체조·육상·유도에서 1명이다.
전날 파리 샤를 드골 공항을 통해 프랑스에 입국한 북한 탁구 대표팀은 이날 처음으로 현지에서 훈련했다.
북한이 올림픽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선수들을 보내지 않은 북한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징계가 풀리면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지위를 되찾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5년 만에 국제 스포츠 무대에 복귀했다.
당시 차수영-박수경 조로 여자 복식에 나선 북한은 결승까지 진출, 우리나라의 신유빈-전지희(미래에셋증권) 조와 만났다.
1990년 베이징 대회 이후 33년 만에 성사된 아시안게임 탁구 ‘남북 결승전’에서는 신유빈과 전지희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우리나라가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