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호암상에 소설가 한강 등 6명…여성 수상자 역대 최다

과학상 혜란 다윈·故남세우…의학상 피터 박·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공학상에 여성 최초 수상자…워싱턴대 이수인 교수

학술, 예술, 사회봉사 등 분야에서 업적을 세운 이들을 시상하는 삼성호암상 올해 수상자로 소설가 한강(54) 등 6명이 선정됐다고 호암재단이 3일 밝혔다.

올해 수상자는 혜란 다윈(55) 미국 뉴욕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고(故) 남세우(54)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과학상 물리·수학부문), 이수인(44) 미국 워싱턴대 교수(공학상), 피터 박(53) 미국 하버드의대 교수(의학상), 소설가 한강(예술상), 제라딘 라이언(76) 수녀(사회봉사상)다.

국내외 학자 및 전문가 46명이 참여한 심사위원회와 외국인 석학 65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가 4개월간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했다.

혜란 다윈 교수는 결핵 발생과 인체 감염 기전을 밝혀온 세계적 미생물학자다. 인간 등 일반 생물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 결핵을 포함한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고 남세우 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해 양자역학 분야의 오랜 논쟁이었던 ‘벨 부등식’의 실험적 위배 증명을 가능하게 하는 등 양자역학과 양자정보과학 분야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수상 명단에 올랐다. 그는 심사가 진행되던 올 1월 작고했다.

호암공학상 최초 여성 수상자인 이수인 교수는 인공지능(AI)의 판단·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설명가능한 AI’ 분야에서 AI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론을 개발한 AI 전문가다.

의학상을 받은 피터 박 교수는 세포의 방대한 DNA 유전 정보에 대한 컴퓨터 분석법을 개발해 암 치료 분야 발전에 기여한 생물정보학 분야 권위자로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소설가 한강은 한국인 최초로 영국 부커상을 받은 소설 ‘채식주의자’ 등 여러 작품에서 한국 현대사의 고통과 슬픔, 인간 실존에 대한 고민을 특유의 날카롭고 섬세한 시선과 독특한 작법으로 처리해 미적 승화로까지 끌어냈고,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이언 수녀는 1975년 한국 입국 후 의료봉사를 시작해 전남 목포 최초의 장애인 복지시설 ‘생명의공동체’를 설립하는 등 50여년간 목포 지역 장애인과 가족을 돌보며 인류애를 보여줬다고 재단은 전했다.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내달 31일 열린다.

올해에는 수상자 6명 중 여성이 4명으로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수상자가 나왔다.

호암재단은 1991년부터 삼성호암상을 통해 학술·예술 및 사회 발전과 인류 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한국계 인사를 포상해 왔다. 올해까지 총 176명에게 상금 343억원을 수여했다.

재단은 오는 8월 삼성호암상 수상자 등 석학들을 초청해 전국 청소년을 위한 강연회 ‘펀앤런(Fun&Learn), 썸머쿨톡 페스티벌’을 온오프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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