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멕시코만→미국만’ 바꾼 구글 제소…”변경권한 없다”

멕시코 정부가 지도에서 멕시코만(Gulf of Mexico)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롭게 명명한 ‘미국만'(Gulf of America·아메리카만)으로 표기하는 구글을 상대로 법적 조처에 나섰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는 권한 없이 지역 명칭을 바꾼 구글 측을 제소했다”며 “송사 절차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소장을 언제 어디에 제출했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멕시코 대통령은 “우리가 원하는 건 미국 정부 지침을 (구글 측이) 정확히 준수하라는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 행정명령 상에는 미국 쪽 연안 대륙붕에 해당하는 곳에만 아메리카만으로 부를 것을 명시하고 있는 것으로 우리는 확인했다”고 말했다.

멕시코 정부는, ‘미국만 명칭 변경’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멕시코만에 접한 미국 5개 주(州)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미국 내에서도 행정명령의 효력이 멕시코와 쿠바 쪽 더 넓은 멕시코만 지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글은 지난 2월 10일부터 미국 내 사용자를 대상으로 지도에서 멕시코만을 ‘미국만’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이는 ‘미국 중심 지명 표준화’를 지시하는 트럼프 미 대통령의 1월 20일 행정명령에 따른 조처라고 구글 측은 전했다.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구글은 멕시코만을 전체적으로 명명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앞서 그는 트럼프 취임 전인 지난 1월 8일에 관련 논란 촉발 당시 17세기 고지도를 근거 자료로 제시하며 “미국을 ‘멕시코 아메리카’라고 부르자”고 응수한 바 있다.

17세기 멕시코는 캘리포니아·텍사스 등 현재 미국 영토의 ⅓가량을 점령하고 있었다.

2월 9일을 ‘미국만의 날’로 선포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사에서 멕시코만이라는 명칭을 계속 쓰기로 한 AP통신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AP는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바꾸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백악관 취재 제한을 당했고, 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에 어긋나는 것으로 언론 자유 침해”라는 판단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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