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나텔라 베르사체, 디자인 총괄서 물러나…프라다 인수설 가속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베르사체를 1997년부터 이끌어온 도나텔라 베르사체(69)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직에서 물러난다고 1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가 보도했다.

베르사체의 모회사인 미국 카프리 홀딩스는 도나텔라가 4월1일부터 최고 브랜드 홍보 대사로 활동하며 후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미우미우 출신의 다리오 비탈레를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사로 프라다의 베르사체 인수설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고 코리에레델라세라는 전했다.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비탈레가 프라다그룹 계열의 명품 브랜드 미우미우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 인수 뒤 협업 등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프라다는 베르사체 인수를 위해 최대 15억 유로(약 2조3천733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르사체는 1978년 잔니 베르사체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설립한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메두사를 브랜드 상징으로 하는 화려하고 대담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잔니가 1997년 살해당한 뒤 여동생 도나텔라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아 오늘날까지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도나텔라는 “오빠 잔니의 유산을 이어가는 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그는 진정한 천재였으며, 내가 그의 정신과 끈기를 조금이라도 이어받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다리오 비탈레가 합류하게 돼 정말 기쁘고 그의 시선을 통해 베르사체를 새롭게 바라보는 것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베르사체의 지난해 매출은 10억3천만달러(약 1조5천억원)로 전년보다 6.6%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3.7%에서 2.4%로 하락했다. 올해에는 매출이 8억1천만달러(약 1조1천800억원)로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베르사체는 2018년 마이클코어스, 지미추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카프리 홀딩스에 18억5천만유로(약 2조9천271억원)에 매각된 바 있다. 당시 베르사체 가문은 매각 대금 중 1억5천만유로(약 2천273억원)를 카프리 홀딩스의 주식으로 지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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