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21번 염색체 HMGN1 유전자 3개→심장 기형…생쥐서 치료효과 확인”
21번 염색체가 한 쌍(2n)이 아니라 3개(3n)일 때 발생하는 염색체 이상 질환인 다운증후군(Down syndrome)에서 선천성 심장 기형을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가 밝혀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글래드스톤 연구소 디팍 스리다스타바 박사팀은 23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염색질(chromatin) 구조 조절 단백질 유전자(HMGN1)가 건강한 심장 발달에 관여하는 분자 수백 개의 균형을 무너뜨려 심장 기형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스리다스타바 박사는 다운증후군 생쥐에서 HMGN1 여분 사본을 제거하자 더 이상 심장 결함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이는 다운증후군 환자와 그 가족에게 큰 의미가 있는, 심장 기형 예방 치료법 개발의 길을 열 수 있는 발견”이라고 말했다.
다운증후군은 700명 중 1명꼴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염색체 이상 질환으로 21번 염색체가 정상인 두 개 대신 세 개 존재할 때 생긴다. 이 여분의 염색체는 여러 건강 문제 위험을 증가시키는데, 흔한 문제 중 하나가 심장 질환이다.
특히 심장벽에 구멍이 생기는 기형이 자주 나타나고 다운증후군 환자의 선천성 심장 질환 위험은 일반인의 40~50배나 되지만, 21번 염색체의 유전자 수백 개 중 어떤 것이 심장 이상을 일으키는 핵심 요인인지는 수십 년간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먼저 몸 안에 21번 염색체가 3개인 세포(다운형)와 2개인 세포(정상형)가 모두 있는 특이한 경우인 ‘모자이크 다운증후군’ 환자의 피부세포를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술을 이용해 심장세포로 되돌린 뒤 분석했다.
그 결과 다운형 세포(3n)에서 심장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심하게 왜곡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크리스퍼 유전자가위(CRISPR/Cas9)로 21번 염색체 유전자의 활성을 하나씩 높이거나 줄이며 변화를 관찰해 방대한 데이터를 생성하고, 이를 정상 심장세포와 다운증후군 심장세포 차이를 학습한 인공지능(AI)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다운증후군과 연관된 것으로 주목받지 않았던 HMGN1 유전자가 활성화되면 심장세포가 다운증후군 세포처럼 비정상적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HMGN1이 선천성 심장 기형을 유발하는 핵심 인자임을 확인한 뒤 동물 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했다. 다운증후군 생쥐 모델에서 HMGN1의 사본을 두 개(2n)로 줄이자 심장 발달 과정이 정상을 회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HMGN1 증가가 심장 결함 유발 필수 조건이지만 다른 유전자도 함께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DYRK1이라는 유전자가 그중 하나로 두 유전자의 조합이 심장 결함을 일으키기에 충분한지 현재 생쥐모델에서 추가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연구는 염색체 수 이상으로 발생하는 다른 질환을 분석할 수 있는 새 연구 틀을 제공할 뿐 아니라 향후 HMGN1 활성을 조절하는 치료법, 즉 임신 중 산모에게 투여하는 형태의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Deepak Srivastava et al., ‘Myocardial reprogramming by HMGN1 underlies heart defects in trisomy 21’,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5-095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