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애리조나주 그랜드캐니언 국립공원에서 18세 남성 하이커가 폭염으로 인한 건강 이상 증세를 보이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립공원관리청(NPS)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시 40분경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하바수파이 가든 인근에서 한 등산객이 열 관련 질환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원 관리요원들은 가든 크릭 인근의 험준한 지형에서 등산로 아래 약 30피트 떨어진 곳에 있던 남성을 발견했다. 구조대는 즉시 응급처치와 함께 헬리콥터를 동원한 긴급 구조 작업을 진행했지만 끝내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
사망한 하이커는 이날 사우스 림에서 출발해 콜로라도강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당일 코스를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간은 왕복 약 17마일(27km)에 달하는 고난도 코스로, 여름철에는 협곡 내부 기온이 100도 화씨(섭씨 38도) 이상까지 치솟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현재 사건은 국립공원관리청과 코코니노 카운티 검시관이 공동으로 조사 중이며, 유가족 통보가 완료되지 않아 사망자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국립공원관리청은 최근 지속되는 폭염으로 인해 그랜드캐니언 내부 트레일의 위험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방문객들에게 안전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공원 측은 특히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는 장거리 하이킹을 피하고, 충분한 물과 전해질을 준비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체온 조절을 위해 젖은 수건이나 냉각용 반다나, 물 분무기 등을 활용할 것을 강조했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그랜드캐니언에서는 매년 폭염과 탈수로 인한 구조 요청과 사망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며 “자신의 체력과 기상 조건을 충분히 고려한 뒤 산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여름철 미국 남서부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극심한 더위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그랜드캐니언과 같은 협곡 지형은 림(Rim) 지역보다 기온이 훨씬 높아질 수 있어 무리한 산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