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입원한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있는 요한 바오로 2세 동상 앞에서 수녀들이 교황의 쾌유를 기도하고 있다. 2025.02.24 photo@yna.co.kr
교황청,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서 교황의 쾌유 기원 기도회 시작
폐렴으로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상태가 여전히 위중한 가운데 긍정적인 소식이 교차하고 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24일 익명을 요구한 교황청 소식통을 인용해 “교황의 기분이 좋으며 정상적으로 식사하고 있다”며 “교황이 통증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교황의 의식이 또렷하며 병실 내에서 일어나 걸을 수 있는 상태라고 익명의 교황청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는 “긍정적인 소식은 지난 22일 저녁 이후로 호흡 곤란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고, 교황이 지난 두 밤을 무사히 보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교황청은 이날 아침 언론 공지를 통해 “밤은 잘 지나갔고 교황은 잠을 잘 자고 쉬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교황은 양쪽 폐 모두 폐렴 진단을 받은 데다 신부전 초기 증세도 나타나고 있다. 병원 측은 “교황의 상태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교황의 상태는 여전히 위중하다”고 코리에레델라세라에 전했다.
88세의 고령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초부터 기관지염을 앓다 지난 14일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초엔 다균성 호흡기 감염으로 복합적 임상 상황을 겪고 있다고 전했던 교황청은 지난 18일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양쪽 폐에 폐렴이 확인됐다고 알렸다.
교황은 혈소판 수치가 낮게 나타나 수혈받았으며 수혈 후 헤모글로빈 수치가 회복세를 보였다. 고용량 산소 치료도 병행됐다. 혈액 검사에서 가벼운 초기 신부전증세가 발견됐지만 현재는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날까지 교황은 제멜리 병원에 입원한 지 11일째로, 2013년 3월 교황에 선출된 이래 최장기간 입원이다. 교황은 2021일 7월에도 결장 협착증 수술로 이 병원에 11일간 입원한 바 있다.
교황의 장기 입원 속에 가톨릭 교계의 고위 성직자 사이에서는 벌써 후계자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 뉴욕 대주교 티모시 돌란 추기경은 전날 미사 중 “프란치스코 교황의 건강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이고 아마도 죽음이 머지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독일 출신의 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인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은 교황의 건강 상태에 대한 공개적 추측이나 후계자 논의는 섣부르다며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코리에레델라세라와 인터뷰에서 “추기경들은 교황의 상태에 대해 대중과 동일한 수준의 정보만 받고 있다”며 “지금은 기도의 시간이지, 미래를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황청은 이날 저녁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의 쾌유를 기원하는 기도회를 연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이끄는 첫 기도회를 시작으로 기도회는 매일 밤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