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하천에 흘러든 우울증치료제에 물고기 행동 변화”

호주연구팀 “야생 구피 비실비실…정자 속도 감소”

“매년 수천 종류 화학물질 버려져…생태계 위협”

세계적으로 소비가 증가하는 의약품의 잔류물이 폐기 과정에서 강과 하천 등으로 흘러들어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해외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호주 연구팀은 대표적인 우울증 치료제 ‘프로작’의 성분인 플루옥세틴이 여러 세대에 걸쳐 수컷 구피(작은 담수어)의 개체 상태와 정자 활력을 약화한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학술지 ‘동물 생태학 저널'(Journal of Animal Ec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호주의 외래종인 야생 구피 3천600마리를 잡아 수생 식물이 있는 여러 수조에 나눠 넣고 5년간 자연환경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농도의 플루옥세틴을 주입했다.

연구팀의 공동 저자인 호주 모내시대학의 우파마 아이치 박사는 낮은 농도의 플루옥세틴 노출에도 수컷 구피의 몸 상태가 약해졌다며 이는 짝짓기와 전반적인 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수컷 구피는 정자의 이동속도가 줄어들고, 위험 감수 행동 감소 등으로 야생의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도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환경보호국(EPA)의 민나 사리스토 박사는 프로작은 적은 용량으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낮은 농도의 플루옥세틴이 물고기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치 박사는 매일 수천 종류의 화학물질이 하천 등으로 버려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관찰된 구피의 변화는 오염된 환경에서 살며 생존하고 번성하는 능력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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